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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과 인슐린 저항성


인슐린은 우리 몸에 많은 기능들에 관여하는 중요한 호르몬이며 현대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많은 질병들이 인슐린과 관련 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러한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라고 부르며 은근 흔하게 발생한다. 2002년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미국 인구의 32%가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있으며, 비만 여성의 그룹만 놓고 본다면 그룹내의 70%, 비만 남성 그룹내에서는 80%가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만 어린이, 청소년 중에서는 33% 정도가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말로만 들으면 심각한 것 같지만 다행인 것은 식생활, 생활 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인슐린 저항성은 개선할 수 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나오는 호르몬이고 혈액에 흐르고 있는 영양분들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인슐린은 혈당 조절에만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방과 단백질의 대사에도 관여한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액내의 당은 증가한다. 그러면 췌장의 세포에서 이를 감지하고 인슐린을 분비시켜 인슐린이 우리 혈액에서 돌게 된다. 쉽게 말하면 인슐린이 혈액에서 순환하면서 우리 몸의 세포들에게 당을 세포로 가져가라고 말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혈당은 감소하게 되고 세포로 흡수된 당은 에너지원으로 쓰이거나 아니면 세포에 저장된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만약에 혈당이 높으면 우리 몸에 독성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세포들이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라면 췌장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이라 부르며 고인슐린혈증은 빠르게 가라앉지 않는다. 그러면서 인슐린 저항성은 더 세지고, 동시에 혈당과 인슐린 농도는 높아진다. 그러면 췌장도 지쳐서 더 이상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며, 그로 인해 인슐린 농도는 낮아지고 세포들은 더욱더 당을 가져가지 못하니까 혈당은 치솟게 된다. 이런 식으로 특정 기준 이상 혈당이 높아지면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게 된다. 2형 당뇨병은 전 세계 인구의 9%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인슐린 저항성이 제2형 당뇨병의 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 저항성 vs 감수성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감수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슐린 감수성이 낮은 사람이고, 발대로 인슐린 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인슐린 저항성이 낮은 상태다. 따라서 인슐린 감수성이 높으면 좋은 상태다.

 

○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혈중에 많은 지방이 있는 경우다. 혈중의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이 많으면 일반 세포, 근육 세포들이 인슐린에 반응하는 것을 방해한다. 지방, 지방산이 많으면 그 대사 산물이 근육세포 내부에 지질층을 만들고 이 세포내 지질층이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것을 방해한다. 유리지방산이 많아지는 이유는 칼로리 과잉 섭취, 체지방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 때문에 과식, 체중 증가, 비만이 인슐린 저항성과 큰 연관이 있는 것이다. 특히 복부에 두껍게 쌓이는 내장지방이 위험하다. 내장지방은 많은 유리지방산을 혈액으로 내보내고, 염증을 일으키는 호르몬을 유발하기도 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정상 체중, 날씬한 사람들도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기도 한다.

1.     과당: 과당을 과잉 섭취하면 (과일 제외, 가공식품이나 음식 만들 때 첨가되는 당)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다.

2.     염증: 체내의 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3.     운동 부족: 운동, 몸의 움직임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반대로 운동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4.     장내 미생물: 장내 미생물군 균형이 무너지면 염증이 생기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이 외에도 유전적, 사회적인 요인들도 있다. 예를 들면 인종으로는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 계열의 사람들이 더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 인슐린 저항성 평가 방법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먼저 공복 상태에서 인슐린 레벨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때 인슐린 레벨이 높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다.

HOMA-IR이라는 혈당과 인슐린 농도로 알아보는 테스트가 있는데 이것도 꽤 정확하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있는데 포도당 경구부하시험(oral glucose tolerance test)은 환자에게 일정량의 포도당을 투여하고 몇시간에 걸쳐서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만약 과체중, 비만이고 특히 복부에 지방이 많은 사람이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피부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흑색극세포증(acanthosis nigricans)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낮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있을 수 있다.

 

○ 인슐린 저항성, 대사 증후군, 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은 대사증후군과 제2형 당뇨병 이 두가지 질병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대사증후군은 제2형 당뇨병과, 심장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몇 가지 위험 인자들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높은 혈중 중성지방 농도,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높은 혈압, 복부 비만, 높은 혈당 등이 대사증후군의 증상들이다. 하지만 이 증상들은 인슐린 저항성 신드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고, 또한 혈당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인슐린을 계속 공급하는 췌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인슐린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면 대사증후군, 2형 당뇨병의 증상들을 예방할 수 있다.

 

○ 인슐린 저항성은 심장 질환, 그 외 여러가지 질환들과 연관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심장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 심장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있거나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 질환 발병률이 2배나 높다고 한다. 그 외에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다낭성난소증후군, 알츠하이머, 암 등과 같은 질병들과도 관련이 있다.

 

○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방법(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방법)

다행인 점은 인슐린 저항성은 생활 습관을 바꾸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1.     운동: 거의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방법이다.

2.     복부 지방 줄이기: 특히 간, 복부에 쌓여 있는 내장지방을 줄여야 한다.

3.     금연: 담배는 인슐린 저항성을 만들어 낸다.

4.     첨가된 당 줄이기: 가공식품이나 음료, 정제 설탕 같은 첨가 설탕(added sugar) 섭취를 줄여야 한다.

5.     건강한 식단: 통곡물, 가공이 덜된 음식들, 견과류, 생선 등을 먹는다.

6.     오메가-3 지방산: 오메가-3 지방산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사람들은 혈액내의 중성지방 농도가 높은데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 농도도 낮춰준다.

7.     보충제: 베르베린(berberine)이라는 보충제는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혈당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마그네슘 보충제도 도움이 된다.

8.     수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9.     스트레스 줄이기

10.  간헐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다이어트이기 보다는 생활 패턴의 한 종류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위에서 말한 10가지는 꼭 인슐린 저항성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삶을 오래 살기 위해 지키면 좋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다른 많은 질병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습관 변화뿐 아니라 심할 경우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

 

○ 저탄수화물 식단과 인슐린 저항성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단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출 수 있어 대사증후군,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먹으면 (키토제닉 다이어트 처럼) 뇌에 공급되는 혈당을 저장하기 위해 몸이 인슐린 저항성 상태로 가려고 하는데 이 때는 생리적인 인슐린 저항성 상태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 저항성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당뇨병, 대사증후군 환자는 무조건 저탄수화물 식단을 하는 것보다 의사와 상담을 한 후에 탄수화물 제한 식단을 결정 할 필요가 있다.

 

종합해보면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앓고 있는 많은 만성 질병들과 연관이 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생활 습관을 조금만 변화시키면 개선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식습관 개선, 운동, 복부의 지방을 줄이면 도움이 된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장수할 수 있는 비법 중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이 인슐린 저항성을 없애기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https://www.healthline.com/nutrition/insulin-and-insulin-resistance#section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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